조작된 사진… 전문가 '이미지 속 지면 문구, 북한에서 사용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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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1/08/11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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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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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이미지는 2021년 8월 3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미지 하단에는 "형제의나라 호남조선의 자랑스러운동지. 김정은 동지의 명에따라 적화통일의 횃불을 들었습니다. 북한 로동신문1면에 톱으로 실린 내용!"이라는 글귀가 삽입돼 있다.
이미지 속 지면에는 "형제의 나라 호남조선의 자랑스러운 혁명동지. 김정은 동지의 명에따라 적화통일의 횃불을 들었습네다!"라는 헤드라인과 횃불을 든 다수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등장한다.
해당 이미지는 2014년가량부터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됐는데, 최근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미지 속 신문에 등장하는 발행일자 및 호수를 이용한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이 이미지가 2011년 9월 9일 자 실제 노동신문 1면을 기반으로 조작된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당 노동신문 지면은 미국의 소리(VOA)의 2012년 1월 25일 자 기사에 게시됐는데 이는 AP통신이 촬영한 것으로 해당 사진에는 "2011년 9월 9일자 북한 로동신문"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실제 2011년 9월 9일 자 노동신문 지면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새로 건설된 보통문거리고기상점을 현지지도하시였다"라는 헤드라인과 당시 북한 지도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해당 시설을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다음은 조작된 이미지(좌)와 실제 노동신문 1면(우)을 비교한 것이다.
헤드라인과 사진을 제외하고 두 지면 사진 속에 등장하는 발행일자, 호수, 기사 배치, 선전 문구 등을 비롯한 모든 요소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김정일 전 위원장이 평양에 위치한 고기 상점을 시찰했다는 소식은 연합뉴스의 2011년 9월 8일 자 기사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
조작된 헤드라인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016년 12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된 노동신문 지면 사진은 "완전 조작된 것"이라며 신문 헤드라인에 등장하는 표현과 글꼴은 북한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는 "우선 북한에서는 '적화'통일이란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적화'란 표현은 한국 쪽에서 쓰는 표현입니다. 북한은 조국통일이라고 부릅니다. 또 '들었습네다'라는 표현도 로동신문에 쓰지 않습니다. 북한 구어와 문어에 '~네다'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 의원은 "'호남조선'이란 표현도 북한에서는 쓰지 않고 주로 일베에서 쓰는 표현입니다"라며 해당 지면은 "촛불시위와 북한과의 연계성을 억지로 만드려는 조작된 사진"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소재 외교정책연구소(Foreign Policy Research Institute)의 북한 전문가 벤저민 실버스틴 (Benjamin Silberstein) 박사 역시 2021년 8월 4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지면 사진은 "명백한 조작"이라고 말했다.
실버스틴 박사는 "북한 관영 선전 매체들은 남한 국민이 공산주의 체제하의 통일을 원한다는 주장을 포기한 지 오래됐다"라고 덧붙였다.
조작된 이미지 속 사진
한편 조작된 노동신문 지면에 등장하는 사진은 출처가 불분명하나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사진 속 장면들이 매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의 주요 행사인 횃불대행진을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유사성을 띠는 것을 알수 있었다.
제주들불축제의 횃불대행진을 촬영한 사진은 중앙일보, 제주의소리, 헤드라인제주 등 여러 국내 언론 기사에 게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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