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S Supreme Court is seen in Washington, DC, on May 4, 2020, during the first day of oral arguments held by telephone, a first in the Court's history, as a result of COVID-19, known as coronavirus. ( AFP / SAUL LOEB)

美 대법원, 보편적 백신 접종 의무 취소했다? 관련법 변화 없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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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이 최근 보편적 백신 접종 의무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주장이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각 주(州)에 백신 접종 의무 여부 결정에 관한 결정권을 주도록 한 미국 대법원판결은 1905년 이후 현재까지 변화한 적 없다;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니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7월 26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8월 2일 캡쳐. ( AFP)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국민 여러분, 아래 기사는 미국 AMG-NEWS에서 보도한 내용인데 미국 대법원이 주니어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제기한 보편적 백신접종 취소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내용입니다."

주장은 "속보: 대법원, 미국 보편적 백신 접종 의무 취소"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와 함께 게시됐다. 

이 기사에는 미국 대법원이 보편적 백신 접종 의무를 취소했다는 주장,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라는 인물이 제기한 소송이 이 취소를 이끌어냈다는 주장, 지난 32년 동안 각종 접종에 사용된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 그리고 mRNA 코로나19 백신이 인체의 DNA를 조작한다는 주장 등이 담겼다.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미국의 보편적 백신 의무 접종

미국에서 백신 접종 의무 여부 결정 권한은 각 주(州)에 있다. 주 정부는 해당 주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요구할 법적, 헌법적 권한을 가진다. 

현재  50개 모든 주에서 사립 및 공립 학교에 다니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특정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의무로 하고 있다. 각 주 정부의 학교 예방접종법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이와 별개로 의료 종사자 및 미국 영주권 신청자에게 접종이 요구되는 백신도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주에서는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등 의학적 사유로 인한 접종 면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45개 주와 워싱턴 DC는 종교적인 목적으로의 면제도 허용한다.

주에 백신 의무 접종 결정권이 주어진 것은 19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대법원은 백신 의무 예방 접종이 각 주관할 하에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해당 판결은 몇 년 뒤 주 정부 학교 예방접종법의 합헌성을 뒷받침하는 선례로 인용됐다는 것이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법과대학의 웬디 파메트(Wendy E. Parmet) 교수의 설명이다. 

주 정부가 가진 백신 의무화와 관련된 권한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여부 결정에도 적용되지만,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 중인 주는 없다.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2020년 12월 국가 차원에서(연방 정부 차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보편적 백신 의무 접종 취소 결정?

대법원이 보편적 백신 의무 접종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주장을 뒷받침해 줄 만한 신뢰 있는 보도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노스이스턴대학교의 파메트 교수 역시 그런 결정에 대해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백신의 안전성

페이스북 게시글은 빌 게이츠, 미국 전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등을 포함한 대형 제약회사들이 지난 32년간 접종에 사용된 백신들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주장 역시 펼쳤다. 

이 주장은 2018년 법원 판결과 관련해 미국에서 널리 퍼진 또 다른 가짜 뉴스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백신 반대 단체 중 하나인 반백신사전동의행동네트워크(ICAN)는 2018년 미국 보건후생부(HHS)를 상대로 연방정부가 지난 30년간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완전히 연구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한 것을 요구하며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보건후생부는 당시 ICAN이 언급한 보고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소송은 미국 대법원에서 다뤄진 것이 아니다. 

백신 부작용과 관련한 연구는 다양하고 꾸준하게 진행돼왔고 보건후생부를 비롯한 여러 미국 정부 기관을 통해 대중에 공개된 바 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문제의 포스팅은 이에 더해 미국 대법원의 보편적 백신 의무 접종 취소 판결을 이끌어낸 것이 "케네디 의원"이라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이름을 인용했다. 

하지만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에서 의원을 역임한 적이 없다.

변호사이자 백신 반대 운동가인 케네디 주니어가 2018년 위에 언급된 ICAN의 소송을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최근 대법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mRNA 백신과 DNA

일반 백신은 독성을 약화한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해 항체반응을 유도하는 반면 mRNA 백신은 인체 세포에 유전자 정보를 전달해 인체 세포의 겉모양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게 만든 후 면역을 유도한다는 원리다. 

mRNA 백신이 몸에 주입되면 인체 세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이 단백질이 인체의 세포 표면을 코로나바이러스와 동일하게 만든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스파이크 단백질로 둘러싸인 세포는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로 인식하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칠레 대학교(The University of Chile)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지네테 단바흐 페냐(Jeannette Danbach Peña) 교수는 AFP 측에 mRNA 백신은 "인간의 DNA를 변형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mRNA 백신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하는 일을 가르치는 것이지, 유전자를 변형시키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쿠요 실험의학 생물학 연구소(Argentina's Cuyo Institute of Experimental Medicine and Biology)의 마리아 빅토리아 산체스(Maria Victoria Sánchez) 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로 유전자 코드를 변환하는 과정은 DNA가 있는 세포핵이 아닌 세포질에서 벌어진다. 따라서 mRNA가 DNA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케네스 윗워(Kenneth Witwer) 분자 및 비교 병리학 교수 또한 "mRNA는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 후 빠르게 소멸하기 때문에 DNA로 변형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