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uple with a child walk on a dandelion meadow outside the village of Rakhmanovo, about 50 km from Moscow, on May 28, 2020. ( AFP / Kirill KUDRYAVTSEV)

민들레 추출물,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효과적? 전문가 '근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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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1/08/03 07:28
  • 수정 2021/08/03 07:46
  • 2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민들레 뿌리 추출물이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든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물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민들레의 항암 효과 역시 제대로 증명된 바 없다. 

문제의 주장은 2021년 7월 22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게시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모든 암을 치료해주는 약이 민들레 뿌리라고 한다....바로 씹어먹으면 가장 좋다 한다. 뿌리를 말렸을경우 차를 끓여 마셔도 좋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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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2021년 7월 28일 캡쳐.

이 주장은 한 유튜브 영상과 함께 공유됐는데, 이 영상 역시 항암 효과를 포함한 민들레의 각종 효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다음 카페 여기여기; 네이버 블로그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국립암센터의 명승권 가정의학과 교수는 2021년 7월 28일 AFP와의 통화를 통해 "모든 암에 효과적인 단일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항암치료는 보통 화학요법, 약물 치료, 수술, 방사능 치료를 등 여러 검증된 수단을 통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민들레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를 증명하려면 실험실 연구 및 동물실험, 그리고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능과 안전성을 여러 차례 검증받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013년 민들레의 항암 작용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던 캐나다 윈저시 병원(Windsor Regional Hospital)의 캐롤라인 햄(Caroline Hamm) 교수는 2021년 7월 27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민들레 추출물에] 반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당시 햄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 한 명의 급성 골수 백혈병 환자가 민들레 뿌리로 만든 차에 반응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해당 환자는 민들레 뿌리 차를 복용한 4년 동안 증세가 완화된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햄 교수는 "이 사례를 제외하고 그 어떠한 질병에서도 [민들레의 항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긴 역사를 지닌 암 치료 및 연구 기관 중 하나인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는웹사이트를 통해 "민들레 복용으로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라며 "민들레에서 여러 종류의 암세포에 항암 효과를 보이는 물질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국가암정보센터도 2011년 4월 10일 한 의학 신문 기고를 통해 "국내의 일부 실험실 연구에서는 민들레 추출물이 세포 단계의 암세포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사람에게서도 그러한 작용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2007년 흰민들레 추출물의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조선대학교 식물 분자생물학과 이현화 교수 역시 2021년 7월 27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민들레 추출물이 일정량 이상 주입할 경우 [암세포에] 대한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해당 연구는 세포와 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임상시험 시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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