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부 반창고 부착,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 전문가 '과학적 근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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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1/07/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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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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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배꼽 밑에 반창고를 붙여보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2021년 7월 13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 주장은 "배꼽 밑에 반창고를 붙이면 나타나는 충격적인 변화"라는 제목의 티스토리 게시글 주소와 함께 게시됐다.
다음은 해당 티스토리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반창고 다이어트 방법은 우선 반창고를 반드시 세로로 붙여서 위쪽에서 잡아당겨 붙이는 것을 참고해야 합니다. 잡아당기는 느낌을 받으면 경혈을 자극해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최소 일주일에 2~3일 정도붙이고 있어야 합니다.
"배꼽 밑 손가락 4마디 위치에는 경혈이 있습니다.이곳에 반창고를 세로로 붙이면 경혈이 자극되서 장운동이 원활해지고 소화기능이 활발해져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를얻을 수 있고 몸 전체의 신진대사를 향상 시켜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문제의 주장은 적어도 2017년부터 인터넷상에 공유된 것으로 보이는데 2017년 6월 5일 유튜브에 게시된 이 영상은 34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또한 유사한 주장이 2018년 5월 14일에 방영된 KBS2 프로그램 "2TV 생생정보"에도 소개된 바 있다.
주장에 등장하는 경혈(經穴)은 한의학에서 신체 위에 침이나 뜸을 놓는 자리를 지칭하는 말이다.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오상우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21년 7월 14일 AFP와의 통화를 통해 "체중 감량에 사용되는 약들은 오히려 장운동을 억제하여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대하도록 돼 있는데, 이 주장이 설명하는 체중 감량의 원리는 이와 상반된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때문에 피부를 자극하는 행위가 소화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복부, 무릎, 발목, 인중 등의 위치에 반창고를 붙인다고 해서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역시 반창고를 이용해 체중 감량을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며 아마 "플라세보 효과를 겪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한의학에서도 경혈은 침과 같은 도구를 이용하거나 압력을 가해 자극하도록 돼 있는데, 이 주장에서 인용한 반창고를 붙이는 방법은 여기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당 방법이 "큰돈이 들지 않고, 시도하기 쉽기 때문에 유행하게 된 것 같다"라며 "과학적 근거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소화 기능 향상이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강 교수는 "소화를 빨리 시킨다는 것은 곧 영양소 흡수 역시 빨라진다는 말인데, 이는 오히려 체중 감소가 아니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결론적으로 장운동이나 소화 기능 개선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KBS "2TV 생생정보"의 외주제작사인 박스미디어 관계자는 2021년 7월 15일 AFP와의 통화를 통해 문제의 주장이 인용된 방송 회차의 제작진은 더 이상 박스미디어에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당시 해당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거친 후 제작돼 방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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