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사진 속 이 대표 마스크, 한국 증시 응원 구호 담겨

사진 한 장이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 국기가 새겨진 붉은 마스크를 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이 당시 대선 후보와 달리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는 흰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주장이 붙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원본 사진에는 2022년 1월 한국거래소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이 대표가 한국 증권 시장 응원 구호가 적힌 붉은 마스크를 쓴 모습이 담겼다. 당시 영상을 통해 윤 후보 역시 행사 후반에 같은 붉은색 마스크를 착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의 주장은 3월 26일 "리재명 대선 당시... 중공 상징하는 빨간 마스크 고집. 윤 후보는 희색 쓰겠다고"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중국 국기 문양이 새겨진 붉은 마스크를 쓴 이 대표와 흰 마스크를 착용한 윤 대통령이 각각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나란히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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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3월 26일 캡처.

해당 주장은 이 대표가 2024년 총선 유세 중 정부의 대중 외교를 비판하며 "[윤 정부가] 중국에 왜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라는 발언을 한 뒤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발언을 "굴종 외교"라고 규정하며 "중국 사대주의 외교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조작된 사진

그러나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의 원본은 중앙일보의 2022년 1월 3일 자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기사에는 이 후보, 윤 후보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동일한 붉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담겼는데, 마스크에는 호랑이 그림과 "대한민국 자본시장, 천하를 호령하라"라는 문구가 새겨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작된 사진은 기사에 실린 세 번째 사진과 일치하는데, 해당 사진 속 이 대표가 쓴 마스크에 중국 국기 문양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중앙일보의 2022년 1월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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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중앙일보의 2022년 1월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사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참석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라는 설명이 붙었다. 

같은 현장에서 동일한 마스크를 쓴 두 후보를 촬영한 사진이 연합뉴스, 조선일보, 데일리안 등의 보도에도 실렸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해당 행사는 2022년 1월 3일 한국거래소 공식 유튜브에 중계됐는데, 붉은 마스크를 쓴 이 후보가 방명록을 서명하는 모습은 영상의 30초 부분에 등장한다 (아카이브 링크). 

윤 후보는 4분 36초 부분에서 흰 마스크를 쓴 채 방명록에 서명하는데, 이후 단체 사진 촬영을 앞둔 53분 21초 지점에서 흰 마스크 위에 한국거래소가 제공한 붉은색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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