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2011년 나 전 의원 사진과 2017년 아베 전 총리의 사진을 합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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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이 2022년 7월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팔짱을 끼고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사진은 나 전 의원의 "친일 성향"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뉘앙스의 글귀와 함께 게시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해당 사진은 201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행사에 참석한 아베 전 총리가 부인과 함께 촬영된 사진에서 아베 전 총리부인의 모습을 삭제한 뒤 그 자리에 2011년 서울에서 촬영된 나 전 의원의 모습을 합성한 것이다.  

문제의 이미지는 2022년 7월 10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해당 이미지에는 아베 전 총리와 팔짱을 끼고 함께 걷는 것으로 보이는 나경원 전 의원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미지 상단에는 "나경원이 맨정신에 아베의 팔짱을 낄 정도면 나경원의 일본숭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이런 쓰레기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7월 15일 캡쳐.

이 이미지는 아베 전 총리가 2022년 7월 8일 일본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나 전 의원은 2018년 12월에서 2019년 12월까지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동일한 사진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아베 전 총리 사진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 속 아베 전 총리의 모습과 일치하는 사진이 뉴시스의 2017년 5월 28일 자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베 전 총리가 부인과 함께 촬영된 사진을 실은 뉴시스의 2017년 5월 28일 자 보도 스크린샷. 2022년 7월 15일 캡쳐.

AP 통신이 촬영한 이 사진에는 "G7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타오르미나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 원형극장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7.05.28"라는 설명이 달렸다. 

조작된 사진은 원본 사진 속 아베 전 총리의 모습을 좌우 반전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뉴시스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을 좌우 반전한 것(우)을 비교한 것이다. 두 사진 속 일치하는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뉴시스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아베 전 총리는 2017년 5월 26일에서 27일까지 이탈리아 남부의 휴양지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타오르미나에서 G7 정상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렸는데, AFP 역시 아베 전 총리가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해당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해당 사진들은 여기여기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나 전 의원 사진

한편 별도의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이미지 속 나 전 의원의 모습의 원본 사진은 국내 언론사 더팩트가 2011년 10월 25일에 촬영 및 게시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더팩트 보도에는 나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손을 잡은 사진 두 장이 실렸는데, 이 중 좌측의 사진이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이미지 속 나 전 의원의 모습과 일치한다.  

해당 사진에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나경원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나경원 후보가 회동을 마친 뒤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를 걷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더팩트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두 사진 속 일치하는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페이스북에 공유된 조작된 사진(좌)과 더팩트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나 전 의원은 당시 2011년 10월 26일 열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후보로 출마한 상태였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전 대표 자격으로 나 전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행사에 참석했다. 

동일한 행사에서 나 전 의원과 박 전 대통령이 함께 촬영된 모습은 노컷뉴스, 뉴스1 등 다수의 국내 언론사 보도에 실린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